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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17년 11월 16일

"다음 주까지 갚을게요" 게임 속 빚쟁이들


빚이 있으면 인생이 고달픕니다. 하지만 빚을 지지 않고 사는 것도 정말 힘들기에 조금씩은 빚을 지게 됩니다. 그리고 빚을 갚기 위해서 노력하고 살아갑니다.


<대출받아 초반 자금 마련하기 VS 대출 안 받고 마음 편하게 게임하기>


그런데 이것은 게임 속에서 도 비슷한듯합니다. 튀어나와요 동물의 숲을 즐기는 사람들은 집 대출금을 갚는 걸 최우선으로 여기면서 플레이한다고 하는군요

그래서 이번에는 빚을 갚기 위해서 노력하는 캐릭터들을 다룬 게임을 소개하려 합니다.

<그가 조직에 충성하는 이유>



1. 빚을 갚기 위해 시작한 모험: 피에트로 콘티 

 

피에트로 콘티는 대항해시대 2의 6명의 주인공 중 한 사람입니다. 이 캐릭터가 모험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빚 때문입니다.

아버지가 물려준 엄청난 빚에 시달리던 피에트로 콘티는 빚을 대신 갚아주는 대신 모험을 떠난 자신의 아들 조안 페레로의 행방을 알아오라는 공작부인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모험을 시작하게 됩니다.



<공작부인은 빚을 전부 갚아주는 대신 자신의 아들의 행방을 알아보라는 제안을 합니다.>


덕분에 게임에서는 빚 갚을 걱정 없이 조안을 찾는 겸 세계 방방곡곡의 유적을 찾는 모험만 하면 됩니다. 전생에 나라를 구한 게 아닐까 싶을 정도의 엄청난 행운의 캐릭터라고 할 수 있겠네요

하지만 빚 때문에 그 고생을 했음에도 빚이 사라지니까 다른 주인공에게 돈을 빌리러 오는 거 보면 팔자 편한 인물이기도 합니다.


<빚 때문에 그 고생을 했지만 알 베자스 에게 또 돈 빌리러 옵니다.>

 

2. 더 많은 보상을 위해 : 모노 듀란드

 

 모노 듀란드는 1994년에 나온 게임 [하이리워드] 의 주인공입니다.

[하이 리워드]는 상속세를 내지 못해서 진 빚 1000만 골드를 갚기 위해서 주인공 일행이 용병단을 창설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다룬 전략 게임입니다.

이 게임의 주인공 모노 듀란드는 상속세를 제때 내지 못해서 세계은행으로부터 1000만 골드의 빚을 지게 되고 이 빚을 갚기 위해서 친구들과 함께 용병단을 조직하게 됩니다.


<빚이 있으면 몸과 마음이 고달픕니다.>


게임에서 [모노 듀란드는] 돈을 벌어서 1000만 골드라는 빚을 갚아야 합니다.

게임에서 돈 버는 방법이 다양한데 반란군 토벌을 하고 보상 받기, 전쟁으로 부서진 성을 재건축하고 보상받기, 각 지역의 특산물을 구매해서 무역하기 및 어떠한 소원이던 이루어준다는 전설의 상자 찾기 등 다양한 이벤트와 의뢰를 통해서 돈을 벌 수 있습니다.


<의뢰의 종류나 게임상에서 일어나는이벤트가 아주 다양합니다.>


그리고 1주일에 한 번씩 세계은행에서 수금업자가 찾아오고 돈을 준다면 그냥 가지만 돈을 못 갚겠다고 버티면 자신의 보디가드를 동원해서 주인공을 묵사발로 만들어 버립니다.


<처음에는 웃고 있지만 돈을 못갚는다고 하면 폭력적으로 돌변합니다.>


그래서 묵사발이 안되기 위해서 돈을 벌어서 수금일 때마다 돈을 바치는 일을 1000만 골드의 빚이 사라질 때까지 이를 반복해야 합니다.
안 주면? 게임상 최강의 부대와 싸워야 합니다.

 

3. 퇴보한 하이 리워드 : 강철 제국의 비트만

 

비트만은 [강철 제국] 의 주인공입니다. 강철 제국은 1999년 한국의 손노리라는 개발사에서 [하이 리워드]의 콘셉트를 가져와서 만든 게임입니다.

그래서 강철 제국도 용병단을 운영하면서 1000만 골드의 빚을 갚는 등 게임의 기본 콘셉트가 동일하고 주인공의 빚도 주인공 아버지의 용병 단과 함께 물려받았다는 등 하이 리워드에서 빚을 지게 된 경위와 비슷합니다.

이 때문에 표절 논란도 있었는데 이런 경우는 콘셉트를 베낀 아류작으로 보지 표절로 보진 않습니다.


<수금업자는 올 때마다 빚에 이자를 붙이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몇 배로 높아졌습니다.>


그리고 강철 제국은 하이리워드에 비해서 너무 부족한 게 많습니다.  하이리워드가 다양한 방식으로 돈을 벌수 있었던 반면 강철 제국은 적진을 점령하는 군사 의뢰를 빼면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제한적입니다.

다양한 부대를 자유롭게 육성시키고 또한 각 부대별 개성이 뚜렷하다는 장점도 있지만 대신 부대 육성에 걸리는 시간이 너무 깁니다.


<스샷 출처는 http://humans.tistory.com/ 입니다.>


게다가 중반 이후 전투 난이도가 너무 높아져서 게임 진행이 늘어지고 이벤트의 숫자도 월등히 더 적어서 자잘한 이벤트들의 재미 역시 하이 리워드에 비해서 떨어집니다.


<손노리의 고질적 문제점 아이디어만 참신하다.>

 

4. 상점을 운영하여 빚 갚기 : 소녀 마법사 파르페 

 

[소녀 마법사 파르페]는 1999년에 나온 경영 게임이고 이 게임의 주인공 이름이 파르페입니다.

게임의 배경은 엄마가 병으로 죽고 빚 100만 골드를 1년 내로 갚아야 하고 못 갚을 경우 상점이 빼앗길 위기에 처하고 가계를 지키기 위해서 주인공 파르페가 상점을 운영한다는 이야기입니다.

 
<1년 내로 100만 골드의 빚을 갚아야 하는데 1골드라도 모자라면 상점을 빼앗아 버립니다.>


이 게임은 파르페가 마법 아이템의 재료를 채집해서 마법 아이템을 만들고 마법 아이템을 고양이 사케마스가 판매하는 식으로 가계를 운영하게 됩니다.

중간중간 특별한 의뢰를 통해서 가계 평판을 올릴수 있는 평범한 경영 게임입니다.


<의뢰를 완료하면 큰 돈을 벌수 있고 가계 평판이 올라가서 사람들이 더 많이 찾아옵니다.>


그런데 파르페는 아침 9시부터 새벽 5시까지 20시간 동안을 마법 아이템의 재료를 채집하고 마법 아이템을 만들게 됩니다.

그래서 100만 골드의 빚을 갚기 위해 어린 나이에 중노동에 시달리는 불행한 주인공이기도 합니다.


<아침 9시부터 새벽 5시까지 하루 20시간을 일해야 합니다.>

 

5. 요정과 함께 상점 운영 : 루세트

 

루세트는 게임 [루세티아: 어떤 아이템 상점의 이야기] 의 주인공입니다.

아버지가 용사가 되겠다고 집을 나가고, 며칠 뒤 아버지가 진 빚 82만 pix를 갚으라면서 티아 라는 요정이 찾아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.

티아는 주인공 루세트에게 상점 운영 방법을 가르쳐주고 루세트는 상점을 운영해서 돈을 갚아야 합니다.

 
<돈 갚으라고 찾아온 요정과 함께 이야기는 시작됩니다.>


주인공이 돈을 쉽게 벌 수 있도록 온갖 흥정 기술과 사업 수완을 가르쳐주지만, 매주 수금 일마다 칼같이 돈을 가져가는 데다가 첫 주에는 1만이지만 3주, 4주에는 10만 20만씩 수금해갑니다.


<매주 오는 수금일, 갚을 때마다 갚아야 하는 돈이 배로 늘어납니다.>


그래서 주인공은 돈을 벌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데 팔 물건을 구하기 위해서 모험가를 고용하여 모험을 떠나는데 주인공이 무기와 도구를 주는 대신 얻는 전리품은 모두 주인공이 가진다는 불공정 계약을 맺습니다.

이렇게 얻은 전리품을 120~130%의 가격에 팔아서 폭리를 취하는 건 덤입니다.


<가난한 모험가를 등쳐먹는 악랄한 주인공>


이렇게 악착같이 벌어도 만약 수금일까 지 수금할 돈을 못 만들었다면? 그땐 상점을 빼앗기고 게임 오버가 되는데...

그리고 [이 모든 것은 꿈이었다.]라는 말과 함께 상점을 열었던 시간대로 돌아갑니다. 즉 돈을 못 갚으면 갚는 게 성공할 때까지 빚 갚기를 계속 반복하는 것이죠

빚을 다 갚을 때까지 끝없이 반복되는 빚 갚기의 순환에서 벗어날 수 없는 밝은 분위기이지만 은근 무서운 게임입니다. 

5. 흔들리지 않는 빚 : 크로우 브루스트

 

크로우 브루스트는 [2차 슈퍼 로봇 대전 Z]의 주인공입니다. 크로우는 게임 내내 빚과 가난에 시달리는데 이 모습이 큰 공감대를 얻으면서 큰 인기를 누린 캐릭터입니다.

위에서 소개했던 다른 캐릭터들은 그래도 빚을 갚을만한 자본을 가지고 시작하는 반면 크로우는 게임 시작 시 100만 골드의 빚과 1골드 가지고 시작합니다.

이 때문에 주식은 설탕물이라는 초 빈곤한 삶을 살고 있었는데 우연히 주인공의 실력을 본 [엑시온 재단 제13방위 연구소]의 책임자인 [트라이안 스콧] 이 주인공의 빚을 전부 탕감해주고, 연구소에서 테스트파일럿으로 일해서 100만 골드를 갚는다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크로우를 고용하게 됩니다.


<주인공 크로우와 상관이자 고용주가 된 트라이안 스콧>


여기까지 보면 트라이아는 정말 좋은 사람 같지만 아주 악랄하게 주인공을 부려먹습니다. 기체가 파손되면 1만 골드의 수리비를 크로우 에게 청구하고 갚아야 할 돈도 크로우가 기체를 테스트한 데이터에 가격을 매겨서 금액을 정산하는 식으로 최대한 주인공을 부려먹습니다.

즉 최악에선 벗어났지만 여전히 크로우의 상황은 별로 좋지 않습니다.

<본인의 페르소나라면서 여우 가면을 들고 다니는데 하는 짓도 여우 같습니다.>


게다가 주인공 크로우는 운도 없어서 고생 끝에 착실하게 빚을 다 갚으면 사고가 생겨서 100만 골드의 빚이 또 생깁니다.

예를 들어 2차 슈퍼로봇 대전 제세 편에서 첫 등장했을 때 날다가 과일 트럭에서 과일 하나를 떨구게 하는 사고를 쳤는데 이 과일을 피하려다가 지나가던 우유 트레일러가 넘어지고 이걸 피하려다가 또 다른 트레일러가 사고가 나고... ... 마지막에는는 공장 하나 박살 납니다.

이렇게 해서 100만 골드의 빚이 또 생깁니다.


<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~(스샷 출처는 게임메카) 순정남> 


게임 내내 하도 빚에 시달리다 보니 돈에 아주 민감해서 동전 떨어지는 소리만 들어도 소리가 나는쪽에 집중하는데 [스피어]라는 주인공에게 깃든 미지의 힘을 이용할 때도 이 점을 이용합니다.

 스피어를 너무 많이 사용하면 스피어에 동화돼서 자아를 빼앗기는데 스피어에 동화 될것 같으면 동전이 떨어지는 소리가 나고 동전 소리를 들은 주인공이 동전소리에 집중하다가 정신을 차리는 식이죠

엔딩에서 빚을 다 갚은 주인공에게 지금까지 떨어뜨린 동전 비용이 청구되는데 정확하게 100만 골드

그렇게 크로우의 빚은 게임 시작부터 끝까지 100만 골드를 유지합니다.

 

6. 동물의 숲의 수금업자 : 너굴

 

마지막으로 빚에 시달리는 캐릭터가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에게 빚 트라우마를 심어준 캐릭터를 소개하려 합니다. 동물의 숲 시리즈에 등장하는 너굴 입니다.

 
<모두의 기억 속의 너구리 출처 : http://i.imgur.com/dcVNpXD.jpg>


사실 너굴은 위 이미지처럼 악랄한 캐릭터는 아닙니다. 주인공이 마을에 들어오면 주인공을 위한 집을 지어주고 대금은 나중에 갚으라고 하면서 갑니다. 그 대금은 [무기한, 무이자, 무담보]입니다.

하지만 이것은 플레이어들의 대출 트라우마를 자극하면서 제일 먼저 갚아야 할 돈이 되었습니다.



<다만 빚이 얼마나 있는지 알려주면서 무언의 압력을 가하긴 합니다.>

출처: http://blog.naver.com/mclub4/100210732043


그리고 주인공이 대출금을 다 갚으면 감사하다면서 집을 확장시켜주고 그 비용은 나중에 갚으라고 가는데 유저 입장에선 고생 해서 갚았는데 빚이 또 생긴겁 니다.

너굴의 사채업자 이미지는 이렇게 돈을 갚을 때마다 새로운 빚을 계속 추가하기 때문에 생긴 것이죠 더 이상 주인공의 집이 증축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지면 너굴은 그 돈으로 백화점을 차립니다.

하지만 너굴은 나쁜 인물은 아닙니다. 다만 너굴의 호의가 유저들의 빚 트라우마를 자극하면서 나쁜 이미지가 생긴 것뿐입니다.



이렇게 해서 게임 속 빚쟁이 캐릭터에 대해서 다루어 보았습니다.

이런 게임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 있다면 [빚은 지는 게 아니다.] 와 [보증은 절대 서는 게 아니다.] 일 것입니다.

이런저런 이유로 빚에 고생하시는 분들 빚을 갚고 마음 편하게 살수 있기를 바라며 글을 마치겠습니다.